WHO WROTE IT?



그녀는 조용히 끄덕였다.
"카구야히메란,사람들이 동경하는 존재이고,꿈을 맡긴 숭고한 존재였지만,그건 단지 빛날 뿐,그 빛 속에 무엇이 있는지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아.-텅빈 것일 지도 모르지만,그렇기 때문에 그건 사람들이 꿈을 투영시키는 존재였을지도 몰라.정말로 손에 넣을 수 있을지 없을지,그런건 큰 문제가 아니라 말야."
그녀는 담담히 말했다.난 그 목소리를 들으며,갑자기 가슴 속이 뜨거워 지는 걸 느꼈다.그리고
"-아냐."
내 입에서 저절로 말이 튀어나왔다.
"아냐.아니야.그럴리 없어."
"에?"
시즈루양이 깜짝 놀란 얼굴로 쳐다봤다.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수 없는 듯 했다.나도 알수 없다.하지만 내 안에서 말이 저절로 흘러넘치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아니야-그렇지 않아.텅빈게 아니야-그럴리가 없어....."
"요-쨩...?"
"내,내 꿈은,텅 빈 것 따위가 아니야.의미 없는 것에 투영따윈 하지 않아.틀림없어.틀림없이-"
말하면서 난 눈치 챘다.
자기가 울고 있다는 것을.
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계속 계속 흘러넘쳐,마치 폭포 같았다.아마도 얼굴은 엉망진창일 거다.하지만 내겐 그런건 어찌되든 상관 없었다.
"틀림없이 이루어질거야.그렇게 되지 않을 리가 없어.그렇지만,그렇지만..."
내가 꿈꾸는 것은,바라는 것은,그건-눈 앞의 그녀가 밝은 태양 아래를 웃으면서 힘차게 뛰어다니는 것으로,그 때 내가 곁에 있는지 없는지는 어찌되든 상관없어서-그것이 텅비고 헛된 바램이라면 이 세상에 가치가 있는 건 하나도 없다-그렇게 밖에 생각할수 없다.
"그렇지만...!"
내가 지릴멸렬한 말을 웅얼거려도,시즈루양은 온화한 표정 그대로 였다.그리고 그녀는 조용한 어조로
"요-쨩...선생님에게 무슨 말을 들은거로구나."
라고 말했다.그건 질문이 아니었다.이미 깨달은 걸 확인한 것 뿐이었다.
나는 '핫'하고 놀랐지만,시즈루 양은 별로 나의 긍정도 부정도 기다리지 않았다.그녀는 상냥히 미소지으며,
"저기,요-쨩...난 때때로 생각해.의미는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에게도 의미가 없다면,어째서 난 의미 같은걸 바라는 걸까,라고"
라고 이상한 말을 했다.
".....?"
내가 눈물로 엉망진창인 얼굴을 들자,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틀림없이 의미는,나에겐 없어.하지만 내겐,뚜렷하게 그것이 보이는 느낌도 들어.그래,그건 눈 앞에 있어."
그리고 그녀의 눈동자가 보고있는건,나였다.
"나는 어디에도 가지않아,요-쨩."
단호하게,시즈루양은 그렇게 단언했다.
"하,하지만-"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어,그렇게 생각해?"
"그,그건-하지만."
당연하잖아.시즈루양이 뭐라고 하건,그건 틀린게 아니다.
하지만 시즈루양은 고개를 흔들며,
"유감이지만,그게 아니야.요-쨩-그렇게 무른게 아니야.나를 둘러싼 상황은,말야.반드시 나를 구하는 걸 목적으로 하는게 아니야."
라고,깜짝 놀랄 말을 했다.
"에?그건-"
시즈루양을 다른 장소로 옯기려는 건,치료를 위해서가 아니다-라는 거?그럼 대체-설마 그건,
(귀중한 '샘플'인 시즈루양을,다른 연구시설에서도 실험하기 위해서-라든지.....?
무서운 상상이 머리에 떠올랐다.하지만 그러고보니,시즈루양의 검사라는 건 지나칠정도로 빈번하다는 느낌도 든다...
내가 뭘 생각하는지,알고 있었을 것이다.그녀는 '진정해'라고 말하는 듯,아주 부드럽고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저기 요-쨩,나를 가장 냉정하게 관찰하는 건 누구라고 생각해?"
그렇게 물었다.나는 조금 움찔했다.
그걸,나는 전에 의사 선생님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그녀는 머리가 좋으니까 말야.자신의 몸에 대해서도,아주 냉정하게 분석해버리지-'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말씀하셨다.그리고 나도,거기에 반론 할 수 없었다.
그래서,이렇게 말 할 수 밖에 없다-.
"그건...시즈루양,이야."
그래,그녀를 그녀 자신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간은,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거다.
그녀는 끄덕이며,
"그러니까,난 어디에도 가지 않아.이건 별로 고집을 피우는 것도,무리를 하는 것도 아니야.내가,그렇게 느낄 뿐이야."
라고 말했다.
"하지만,치료할 수 없다면,어쩔 수 없잖아?"
나는 조금,그녀에게 매달리는 듯한 말투로 말해 봤다.그것에 그녀는 역시,전혀 흔들림 없는 미소를 보여줬다.
"그걸 결정하는 건,내가 아니야,틀림없이."
"에?"
"내 앞에 있는,내가 살아가는 의미가,그걸 결정해 줄거라고 생각해,반드시."
그렇게 말하는 시즈루양의 눈은,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채였다.
"......."
(중략)
"하지만 나는 카구야 히메가 아니니까,자신을 빛날 뿐인 공허라고도 생각하지 않고,돌아가야할 달 세계도 없어.내가 있을 곳은 여기야.여기서,요-쨩이 믿는 것처럼,노력해 볼거야."
그 힘찬 말에,무심결에 난 가슴 속이 뜨거워졌다.
"으,응-믿어.믿어도 괜찮지?"
"그러니까.그걸 정하는 건 내가 아니잖아?"
그녀의 상냥한 목소리에,내 눈에서 다시 눈물이 났다.하지만 이번엔,그것이 괴롭지 않았다.
"하,하지만-하지만 말야,시즈루 양."
나는,이것만은 확실히 해둬야만 한다고 생각한 것을 말했다.
"시즈루양이,스스로도 다른 병원으로 옯기는게 좋다고 생각하면,거기가 어디더라도,난 역시 거기에 갈거야.거기가 외국이더라도,어디라고 하더라도."
반은 울면서,엉망진창이 된 얼굴로 이런걸 말해 봤자 설득력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도 이것만은 말해야만 했다.
"..........."
말을 들은 시즈루양은,역시 내가 얼빠진 얼굴을 한 탓으로,그리 진지하게 듣지 않은듯,왠지 멍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후우'하고 숨을 내쉰 뒤,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었다.나는 조금 걱정이 되서,
"피,피곤해?괜찮아?"
"아,아아-아니야.그런게 아니니까,괜찮아.조금 깜짝 놀랐을 뿐이야."
"깜짝?"
시즈루양은 대체 뭐에 놀란걸까.난 어리둥절했다.
시즈루양은 자신의 가슴을 누르고서,또 '후우'하고 숨을 내쉬었다.
"아니-이건 효과가 있었어.정말로 난,정말이지..."
잘 알 수 없는 걸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정말로 괜찮은 걸까.
"저,저기,조금 얼굴이 빨간 것 같아.열이 나는거 아니야?"
"그러니까 괜찮다니까.응-"
그녀의 얼굴에 엷은 웃음이 떠올라 있어서,무리를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조금 안심이 됐다.
그녀는 여전히,조금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응,응-그렇네,정말...그렇게 간단하게,사라질 순 없겠네."
라고 말했다.그건 자신의 마음에 굳게 맹세하는 것 같은,그런 말투였기에 난 다시 가슴이 철렁했지만,그녀는 바로 얼굴을 들었다.그리고,
"고마워,요-쨩"
이라고 갑자기 말했다.
"에?에에?뭐,뭐가?"
어째서 고맙다고하는지 전혀 알수 없어서,나는 당황했다.그녀는 그런 나를 미소지으며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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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 백합 냄새 풀풀 풍기는 소설은 과연 누구의 작품일까요?



바로 이 사람입니다.




시즈루양 시리즈 3번째 작품
<시즈루양과 무언의 공주들> 중 '시즈루양과 카구야 히메'에서

카도노 코우헤이 씀

후지미 미스테리 문고


아마도 시즈루양 시리즈는 카도노씨 소설 중 가장 특이한 작품일 겁니다.
다른 카도노 작품처럼 세계관은 동일하지만(부기팝 시리즈와 비슷한 시간대의 이야기입니다.),SF적인 면은 거의 없는 추리소설인데다,다른 작품관 달리 통화기구라든지 MPLS라든지 허공아라든지 이미지네이터라든지,그런 이야기가 별로 중요하게 취급되지도 않지요(가끔 언급은 됩니다만,사건 자체에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안락의자형 탐정 이야기로서,수수께끼의 병으로 인해 몇년째 병원에 입원해 있는 '시즈루양'과 그녀의 친구 '요-쨩'의 이야기.
시즈루양이 탐정역,요-쨩이 조수역으로,이야기의 거의 대부분을 이 두사람이 이끌어갑니다.
카도노씨 소설 답게 특유의 철학적인 대사들도 많이 나오지만,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상당히 가벼운 소설입니다.(특히 요-쨩이 너무너무 귀여워서...)각 화와 화 사이에 두사람이 만들어가는 동화인 '고슴도치 치쿠타의 모험'이 삽입된다는 것도 특이하죠.

아무튼 결론은 어느 출판사도 좋으니까 이것 좀 한국에 정식으로 출판해주세요.

p.s.사실 이작품도 시즈루양이 입원한 병원이 홀리&고스트와 소울드롭 시리즈에 나온 병원이라든지,두 사람의 풀네임이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든지 은근히 떡밥이 많습니다.
역시 시즈루양의 병은 MPLS 관련이고,요-쨩의 성은 히가시오리인걸까요?
p.s.2.사실 추리물로선 상당히 미묘합니다.
뭐,후지미 미스테리 문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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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두의사나이 | 2008/01/24 11:44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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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정수君 at 2008/01/24 11:52
카도노 코헤이의 모 시리즈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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